흰 재 위에 뿌려진 돈 몇 다발을 좇을 것인가

출처 = AI 이미지 생성기로 만든 사진입니다.

한국의 행복 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크게 ▲사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극심한 경쟁사회 구조 등 사회적 요인 ▲심한 경제적 격차로 인한 불안 ▲노인 빈곤율과 높은 자살률처럼 비정상적인 사회에 감염된 병든 인구의 증가 ▲집단주의적 문화가 강한 반면 개인 간 소통은 부족한 문화적 특성 등으로 분석된다.

SNS에서는 햇살이 가득 내리쬐는 쾌적한 거실에 고급 가구들을 보기 좋게 배치해 놓고 주말엔 교외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일상이 보란 듯이 전시된다. 요즘엔 주말도 아니다. 평일에도 불쑥 어디론가 떠났다며 자랑하는 내용의 글들이 연달아 올라온다. 더 많은 돈에 대한 욕심을 부추기고 이는 자연스레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추구하는 욕망과 다르지 않다고 믿게 만든다.

그러나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더 나은 삶과 미래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는 원동력은 돈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싶은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자주적인 선택의 반복이다. 매 순간의 선택이 모여 더 나은 미래의 청사진이 마침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돈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데 개인의 필요에 따라 필수적인 요소일지언정, 진정으로 꿈꾸는 삶을 그리는 데는 방해물에 불과하다.

소득 불평등, 장시간 노동, 주거 문제 등 경제적 격차가 심화하는 가운데 불안 요인은 끝없이 늘어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상황이 경제적 성취와 성공을 위한 경쟁의 불씨를 더 키운다. 개인의 삶이 계속 희생되는데 자신을 장작 삼아 불태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마지막 남은 자아의 연기마저 끄려고 한다. 하얗게 타고 재가 된 자신 위에 던져진 차가운 돈 몇 다발이 그렇게 소중한가.

현혹되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한다. 삶에서 늘 경계해야 하는 것은 순간마다 현혹되는 것을 멀리하는 자세인 것 같다. 불현듯 마음을 파고들어 오는 것에서 한 발짝 떨어져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며 성질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눈앞에 내리쬐는 빛을 낚아채려 손을 뻗는 것과 같다. 눈앞에 보이기에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지만 내 것으로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어느 하버드대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은 햇빛과 같아서 억지로 쫓으려 하면 오히려 멀어지지만 내면의 성장을 쌓아갈 때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든다고. 그가 제안한 행복을 찾는 비결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버드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행복학 강의(Happiness Course)의 주인공, 탈 벤 샤하르(Tal Ben-Shahar)는 행복을 이루는 핵심 개념으로 SPIRE 웰빙 모델을 소개한다. 그는 “행복은 특정 감정이 아니라 ‘삶의 균형’에서 온다”라며 행복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핵심 전략은 ‘전인적 웰빙(holistic well-being)’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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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가 말하는 행복 전략, SPIRE란 무엇인가?

SPIRE 모델은 Spirit, Physical, Intellectual, Relational, Emotional의 다섯 분야로 구성된 과학 기반 행복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긍정적인 감정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삶 전체의 균형과 통합적인 웰빙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SPIRE의 5가지 핵심 영역

그의 말에 따르면 각 요소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어느 한 부분을 강화하면 전체 요소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잡힐 수 있다.

1. Spirit(영적) ✨ — 삶의 의미 찾기

영적 웰빙은 종교적 의미를 넘어 삶의 의미·가치·목적을 재정렬하는 과정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자주 겪는 ‘번아웃’과 공허함을 줄여주는 중요한 영역이다.
명상, 감사 일기, 자연 속 산책, 봉사 활동 등의 실천은 ‘마음 챙김’(Mindfulness)과 연결되며 영적 회복력을 높인다.


2. Physical(신체적) 🏃‍♂️ —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다

신체적 건강은 행복, 집중력, 감정 안정성을 높이는 가장 기초적인 영역이다.
운동,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습관은 모두 정신 건강과 깊게 연결돼 있으며 한국 사회의 만성적 피로와 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3. Intellectual(지적) 📚 — 배우는 삶이 행복을 만든다

독서, 창의 활동, 강의 수강, 토론 등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활동은 삶의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
탈 벤 샤하르가 강조하는 ‘몰입’(flow) 경험 또한 지적 웰빙의 중요한 요소로, 뇌를 활발하게 만들고 무기력감을 줄여 준다.


4. Relational(관계적) 🤝 — 좋은 관계가 행복의 질을 좌우한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을 가장 크게 예측하는 변수는 관계의 질이다.
SPIRE 모델에서는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자기 수용, 자기 연민(Self-compassion) 같은 ‘나와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건강한 경계 설정, 믿을 수 있는 대화, 진정성 있는 경청은 행복을 높이는 직접적인 행동 전략이다.


5. Emotional(감정적) ❤️ —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는 힘

감정적 웰빙은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전체 스펙트럼을 수용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감사 일기 쓰기, 마음 챙김 명상, 긍정적 자기 대화, 디지털 디톡스는 감정적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한국처럼 감정 표현이 어려운 문화에서 특히 중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SPIRE 모델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현실적인 방법

SPIRE 전략은 거창한 목표보다 지속 가능한 작은 행동을 강조한다.

  • 의미 중심의 일 찾기
  • 감사·명상 루틴 만들기
  • 운동·수면·식습관 점검하기
  • 지적 성장 활동 꾸준히 하기
  • 관계에서 건강한 경계 설정
  • 감정 기록 및 감정 수용 연습
  • 부족한 SPIRE 영역 체크하기

출처 = AI 이미지 생성기로 만든 사진입니다.

우리는 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며 수없이 마모되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희생과 헌신이 기약도 없는 언젠가 보상을 가져다줄 거라고 믿는 근거 없이 미심쩍은 믿음이 DNA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 믿음 대로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닳을 대로 닳은 자신이 회복되는 일까지 보상 속 일부에 포함되길 바랄 수는 없다. 세상은 생각보다 잔인하고 생각만큼 자비롭지 않다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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